[한옥서포터즈2기] 한옥에서의 넉넉한 하루- 안동 옥연정사 2012-04-22 12:07:47  
  이름 : 옥연정사      조회 : 1150      

 

좋은 여행지를 보면, 혼자 비밀로 간직하고픈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내가 꼭 소중한 보물을 혼자만 간직하려는 욕심쟁이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화마을의 천사 날개 벽화 건에서 보듯, 괜한 유명세를 치르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래서 좋은 여행지는 소박한 느낌으로 계속 있어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든다. 안동의 옥연정사를 보면서 든 느낌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안동은 이미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등 이름이 알려진 곳만 다녀도 하루가 빠듯하다. 하지만 옥연정사는 부용대 숲속에 숨어 있던 때문일까? 안동의 다른 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이제껏 조용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덜 알려졌다고는 해도, 이 곳은 이미 촬영 명소가 된 곳이다. 영화 <스캔들>에서 숙부인과 조원의 재회 장면이나, 드라마 <황진이>에서 백무가 최후를 맞은 장소가 이 곳이다.

 

 

"옥연정사"를 가게 된 처음의 이유는 단순했다. ‘한옥에서의 하루'를 제대로 지내보고 싶다는 것! 원형이 살아 있는 ‘한옥 고택’에서 온전히 하루를 지내는 것이었다.

한옥에서 밤을 지내본 사람은 안다. 한옥의 툇마루에 앉아서 보는 달빛이 얼마나 숨을 멎게 하는지, 또 처마 그림자가 드리워진 마당에 차분히 내려앉은 밤공기가 코끝에 얼마나 촉촉한지 말이다. 그 촉촉한 공기가 이슬로 맺히는 새벽 한옥의 청초함은 또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이 말년에 기거하면서 <징비록(懲毖錄)>을 집필했던 안식처이다. 선생은 처소마다 세심재(洗心齋), 원락재(遠樂齋) 등의 이름을 짓고 옥연정사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마당에는 서애선생이 손수 심은 소나무가 지금도 전한다.

 

 

간죽문으로 나가서 부용대(芙蓉臺)에 오르면 풍수상 ‘연화부수(蓮花浮水)’형이라는 하회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을 굽어본다는 ‘부용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옥연정사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꽤 많다. 화천 앞 모래사장에서 나루터를 구경해도 좋고, 돌계단 틈에서 만나는 청개구리도 반갑다. 툇마루에 앉아 짚신을 신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부용대는 이왕이면 아침 일찍 올라보는 것이 좋다. 촉촉한 새벽 이슬을 밟고 올라, 건너편의 하회마을과 만송정 솔숲을 살펴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바로 옆의 화천서원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렇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오면, 주인장 식구와 손님이 다함께 모여서 먹는 아침 밥상이 기다리고 있다. 서애선생이 <징비록>을 쓰셨던 원락재에서 주인과 객이 다함께 모여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옥연정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 집에 살아도 식구끼리 밥 한 끼 먹기도 쉽지 않은 요즘, 생면부지의 옆방 손님까지 모여 다함께 먹으니 나누는 즐거움이 더하다.

 

 

한옥에서 맛보는 풍성한 아침은 마음을 더욱 넉넉하게 해준다.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외로움이 더 할 때, 한옥에서 하루를 지내보는 건 어떨까?

한옥의 넉넉함으로 마음을 채우되, 내가 다만 할 일은 여유롭게 머물다 원래 있던 그대로, ‘아무도 모르라고’ 가지런히 덮어 놓고 오면 될 뿐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글쓴이 한선영)


<옥연정 일기>옥연정 봄꽃들 - 사진추가요~~
하회마을의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