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란스런 두 아들데리고 이틀밤 묶어갔던 애기 아빠입니다.
하루는 화창해서 좋았고, 하루는 흠뻑 비가와서 좋았던 추억만 가지고 다녀왔더랬지요.
군불연기에, 맛깔진 음식에, 주인장님 내외분의 자상함에 취해 억지로 발걸음을 떼어
서울로 돌아오면서...아쉬움에 생업에 복귀하기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었고요...
돌아와 짐을 풀고 단잠을 자고 난 아침에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들었었지요..
꿈인듯 생시인듯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하루를 멍한 채로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TV를 보고있자니, 일요일 아침 오락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한다고
대체한 프로그램이 공교롭게도 옥연정사 이야기 네편이더군요...
아이들은 '옛날집 아저씨 TV 나온다..' 마냥 좋아라 하는데,
반갑기는 반가우면서도, 황진이 스승이 뛰어내렸던 드라마 얘기 나누던 부용대 절벽풍경에
봉화산 부엉이 바위가 겹쳐지기도 하고...심란한 마음 달랠 길 없던 것을...
그날 오후에 대한문 앞에 가서 한참을 줄서 기다려 국화 한송이 놓아드리고 왔습니다.
좋았던 기억에 허망한 소식이 엮이고 겹쳐진 며칠간의 기억은 그래서
시간이 오래 지나도 쉬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요...
나중에 다시 옥연정사를 찾아가면 그렇게 반가움과 명치끝이 아릿한 아픔이 교차될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아이들 데리고 또 몇밤 묶어가려고 합니다...
늦었지만, 감사드리고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