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연정 일기> 이 땅의 사십대를 위하여..<퍼온글> 2009-01-16 17:39:00  
  이름 : 옥연정사      조회 : 2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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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solomoon
Subject   ▷◁ *solomoon의 2085번째이야기

사십을 누가 불혹의 나이라 했던가?

바람부는 날이면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릴라치면 가슴이 먼저 젖어 오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 온몸은 소름으로 퍼져 가고

푸른빛 하늘에 솜털 구름 떠다니는 날은

하던 일 접어두고 홀연히 어디엔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무심히 밟고 지나던 길도

노점상의 골패인 할머니 얼굴도 이젠 예사롭지가 않다.

사십을 불혹의 나이라 하기에 그 나이 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젊은 날의 내 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넘으면 더 이상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하루 빨리 사십이 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려 왔었다.

진정 불혹임을 철석같이 믿었었다.

사십은 어디를 향해서 붙잡는 이 하나도 없건만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바람부는 날이면 가슴 시리게 달려가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미친듯이 가슴이 먼저 빗속의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

나이가 들면 마음도 함께 늙어 버리는줄 알았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도 온몸엔 소름이 돋고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그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 가지만

시간을 초월한 내면의 정신은 새로운 가지처럼

어디론가로 새로운 외면의 세계를 향해서 자꾸자꾸 뻗어 오르고 싶어 한다

나이를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확인하고 싶지 않은 나이

체념도 포기도 안되는 나이

나라는 존재가 적당히 무시 되어 버릴수 밖에 없었던 시기에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 버린 나이

피하에 축적되어 불룩 튀어나온 지방질과

머리속에 정체되어 새로워 지지 않는 낡은 지성은

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하고

체념 하자니 지나간 날이 너무 허망하고

포기하자니 내 남은 날이 싫다하네

하던일 접어두고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머무른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꿈을 먹구 추억을 먹구 산다지만 난 싫다

솔직하게 말 하자면 난 받아 들이고 싶지가 않다

이제 사십을 넘어 한살 한살 세월이 물들어 가고 있다

도무지 빛깔도 형체도 알수 없는 색깔로 나를 물들이고

갈수록 내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 하기만 한데...

아마도 그건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을 가장한

완전한 삶의 자세일 뿐일 것 같다

마흔이 지나 이제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사십대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빛 높게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끝의 라일락 향기도

그 모두가 다 내 품어야 할 유혹임을..

끝없는 내 마음의 반란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같이 마시고 싶고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사소한것 까지도 그리움이 되어 버리고 아쉬움이 되어 버리는것

결코 어떤 것에도 만족과 머무름으로 남을수 없는 것이

슬픔으로 남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이제 나는 꿈을 먹구 사는게 아니라 꿈을 만들면서

사랑을 그리워 하면서 사는게 아니라

내 진심으로 사랑을 하면서 멋을 낼수 있는

그런 나이로 진정 사십대를 보내고 싶다

사십대란 불혹이 아니라

흔들리는 바람이고 끝없이 뻗어 오르는 가지이다


김영은 / 누가 사십을 바람이라 했는가



이름없는 슬픈 40대

40대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동무들과 학교가는길엔 아직 개울물이 흐르고 ,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

학교급식빵을 얻어가는 고아원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어린시절을 보냈던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하나 묻어서 몰래숨어서 먹고 ,

소풍가던날 니꾸사꾸속에 사과2개, 계란3개, 사탕 1봉지중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걸 이미 알았던

그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6.25를 격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애기할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시절을 같이 격지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

누런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이리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묻힌 몽당연필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한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검은 교복에 빡빡머리, 6년간을 지옥문보다 무서운 교문에서

매일 규율부원에게 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담임 선생님께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으며,

이름없는 호떡집, 분식집에서 여학생과 놀다,

학생지도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교무실에서나 화장실에서 벌 청소를 할 때면 연애박사란 글을 등에 달고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대씩 쥐어 박힐때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뇌물사건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간첩들이 잡히던 시절에도

우리는 말 한마디 잘못해서 어디론가 잡혀갔다 와서

고문으로 병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술집에 모여 숨을 죽이면 들었으며,

책 한권으로 폐인이 되어버린 선배님의 아픔을 소리 죽여 이야기 하며.

스스로 부끄러워 했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빛깔 좋은 유신군대에서 대학 을 다니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복날 개보다 더 맞고,

탈영을 꿈꾸다가도 부모님 얼굴 떠올리면 참았고,

80년 그 어두운 시절 데모대 진압에 이리저리 내몰리면

어쩔 수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진압군이자 피해자였던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복학한 뒤에는 시험 때 후배는 만인의 컨닝 페이퍼인 책상을 이용했지만,

밤새워 만든 컨닝페이퍼를 주머니에서만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던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세대, 6.25 세대, 4.19 세대, 5.18세대, 모래시계세대.... 등등

자기 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 붐 세대

혹은 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구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 세대들....

아직은 젊다는 이유로 후배 세대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

단지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 조직의 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 조직을 떠나야 하는 세대들...

팀장이란 이상한 이름이 생겨서

윗사람인지, 아랫사림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노조원 신분이 아니여서 젊은 노조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드러누운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회사를 떠나는 세대들....

IMF 에 제일 먼저 수몰되는 세대. 미혹의 세대.....

오래 전부터 품어온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우리만의 이름으로 부른다.

선배들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 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은 어리고. 다른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놓은 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늙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은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 주지 못하는 걸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50대는 이미 건넜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해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 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를....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를 이야기 할때,

이름없는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40대!

고속 성장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세대.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관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일까?

이 땅의 40대 들이여.

스스로 일어날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맙시다.

































♬ 이바노비치(Iosif Ivanovich) - 도나우강의 잔물결( Donauwellen Walze)
나윤선 / 사의 찬미


  Santy 14-03-02 17:01   
What a pleasure to find someone who idifetnies the issues so clearly
새해 인사 ^*
<옥연정 일기> 이번 겨울 가장 추웠던 날